처음 차를 산다면? 아직 운전이 익숙하지도 않고 사고도 잦을 것 같아 중고차를 고려할 수도 있을 텐데요. 내일(24일)부터 중고차 시장 분위기가 확 달라져요. 중고차 시장에 자동차 끝판왕이 등장할 예정인데, 그동안 중고차 시장에 자리 잡고 있던 중소업체들은 잔뜩 긴장하는 중이에요.
자동차 끝판왕이 누군데?
현대자동차예요. 현대차가 직접 자사 중고차를 매입해 진단·검사를 거쳐 “현대차가 인증했어!”라는 도장을 찍은 인증중고차*를 시장에 내놓는 건데요. 제조사가 직접 인증한 중고차를 시장에 선보이는 건 현대차가 최초예요.
*인증중고차: 제조사가 중고차를 매입해 수리와 점검을 거쳐 신차 같은 품질로 만든 후 추가 보증을 포함해 판매하는 중고차예요.
그동안 왜 없었던 거야?
지금까지는 정부가 중소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업은 중고차를 팔지 못하도록 선을 딱 그어놨기 때문이에요(=중소기업적합업종). 그런데 현대차·기아 등이 “우리도 중고차 팔게 해줘!”라고 계속 요구했어요. 이에 “중고차 시장 문 열어야 한다” vs “열면 중소업체 다 죽는다” 이야기가 이어졌고요. 결국 지난해 정부가 대기업도 중고차를 팔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 거예요.
이제서야 마음 바꾼 이유가 뭐래?
크게 2가지 이유예요.
- 내가 산 차 이 가격 맞아..? 💰: 중고차 시장은 소비자의 불신이 높은 대표적인 시장이었어요(=레몬 마켓). 판매자들은 중고차의 문제점을 알지만, 구매자는 결함을 알아채기 힘들기 때문. 주행거리 조작 차량, 허위 매물, 침수 차량 등 피해가 컸고요. 업체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중고차 시장 손봐야 해!”라는 말이 많았어요.
- 왜 우리만 안 된대? 😤: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수입차 제조사 20여 곳은 이미 인증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어요. 지난해에만 총 3만 대가량 인증 중고차를 팔아 쏠쏠한 이익을 거뒀고요. 이 상황에서 국내 제조사만 중고차를 팔지 못하게 막는 건 역차별이라는 것.
뭐가 달라지는 거야?
차를 만든 제조사가 끝까지 책임을 져요.
- 이 차 어땠더라? 👀: 중고차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알 수 있어요. 현대차는 270여 개 항목을 정밀진단하고 품질을 개선하는 7단계 검증을 거칠 예정인데요.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공개하겠다고.
- 우리 한 번 믿어봐 ✨: 연식 5년 이내·주행거리가 10만km 이내·무사고 중고차만 취급해 우수한 품질의 중고차만 판매해요. 현대차의 인증중고차를 사면 1년 동안 2만km까지 무상 보증도 제공하고요.
사람들은 어떤 반응인데?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vs 중고차 시장을 독차지할 것 같다로 엇갈리고 있어요.
- 중고차 시장 바꿀 메기야 👍: 2022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중고차 사업자의 98.1%가 “허위 미끼 매물 문제가 심각해!”라고 했어요. 이에 중고차 시장의 신뢰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 그런데 제조사가 직접 나서서 중고차를 인증하면 소비자의 불신을 해소해줄 거라고 기대해요. 결국 중고차 거래가 늘어나고 중고차 시장이 살아나서 모두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다는 것.
- 중고차 잡아먹을 상어야 👎: 중소업체들은 대기업이 A급 중고차를 싹 쓸어가는 걸 걱정해요. 품질이 떨어지는 중고차만 들고 있으면 경쟁력을 잃게 되고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길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현대차는 인증중고차를 올해는 5천 대, 내년에는 연간 2만 대까지만 판매하겠다고 했어요. 인증중고차 이외의 물량은 기존 중고차 업체가 가져갈 수 있도록 양보하고요.
📌 이슈와 콕 붙어 있는 종목
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 등 국내 제조사들의 수익이 늘어날 거라는 기대를 받고 있어요. 이외에도 중고차 도매·경매업에 뛰어든 현대글로비스, 현대차 사내 벤처로 시작해 자동차 서비스 특화 플랫폼을 운영 중인 오토앤 등도 현대차의 중고차 진출 이슈 때마다 주식이 출렁였어요. 이미 중고차 시장에서 영업하는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롯데렌탈·케이카 등이 대표적이에요.